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활용한 협업 전략으로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셀트리온이 마이크로바이옴 영역에서 새로운 투자를 단행한다. 새로운 투자처는 에이치이엠파마다. 셀트리온은 고바이오랩ㆍ바이오미 등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등을 공동 개발하며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해 나가고 있는 만큼 이번 투자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치이엠파마는 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보통주 신주 23만9465주를 1주당 2만880원에 발행하는 구조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우리2022스케일업펀드 △윈베스트21호투자조합 △셀트리온 등 3곳이다. 우리2022스케일업펀드가 가장 많은 14만3679주를 배정받고, 윈베스트21호투자조합과 셀트리온이 4만7893주씩 배정받는다. 주금 납입일은 오는 22일이다.

셀트리온이 에이치이엠파마에 투자하는 금액은 10억원에 불과하지만, 기존에 맺은 마이크로바이옴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감안하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셀트리온은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로 고바이오랩,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 바이오미 등 3곳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에이치이엠파마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전략적 투자(SI)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셀트리온이 오픈 이노베이션 일환으로 지분 투자를 한 곳은 미국 에이비프로(Abpro),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 우리나라 피노바이오 등 3곳 정도다. 에이비프로는 이중항체를, 익수다와 피노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모달리티로 신약을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2022년 3월 고바이오랩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과민성 대장 증후군,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와 마이크로바이옴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영역을 파킨슨병으로 확장했다. 셀트리온은 또 올해 상반기 바이오미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항생제 내성균 감염증 치료제를 공동으로 연구개발 중이다.

이번에 셀트리온이 지분 투자를 단행한 에이치이엠파마는 마이크로바이옴 헬스케어 및 신약 개발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지난 9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준비 중이다. 2017년 설립한 에이치이엠파마는 생명과학 박사 출신인 경영 총괄(CEO) 지요셉 대표와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세계적 석학 빌헬름 홀잡펠(Wilhelm Holzapfel)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에이치이엠파마의 주력 사업은 건강기능식품 및 분석 서비스 부문과 신약 개발 부문으로 나뉜다. 먼저 건강기능식품 및 분석 서비스로는 맞춤형 마이크로바이옴 솔루션 '마이랩 바이 뉴트리라이트(my LAB by Nutrilite)'와 유산균 제품인 '밸런스 위드인 이뮤니티(Balance Within Immunity)'가 있다.

에이치이엠파마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Live Biotherapeutic ProductsㆍLBP) 사업에 해당하는 균주는 'HEMP-001'과 'HEMP-002'로 각각 우울증과 저위전방절제증후군(LARSㆍ항문 괄약근을 보존하는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생기는 기능적인 장애)을 적응증으로 미국과 호주에서 따로따로 임상을 진행 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에이치이엠파마에 지분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영역을 또다시 확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에이치이엠파마의 경우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SI 투자자를 맞이하면서 추진 중인 코스닥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